신문이나 거리의 입간판에 음경확대수술에 관한 홍보물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군 입대 전의 젊은 남성들이 음경확대수술을 원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며, 딱히 성생활에 문제를 느껴서 수술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유방확대수술을 받듯이, 성기확대수술도 ‘성형’의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음경확대수술은 시각적 내지 심리적 자극효과 이외에 실제로 성적 쾌감을 증대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일까?

1966년 성의학자 마스터즈와 존슨은 질은 신축성이 있고 질 심층내부 3분의 2와 자궁경부는 신경분포가 빈약하므로 남성의 성기가 크다고 여성의 성적 쾌감이 더 커지거나 오르가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이 같은 주장은 성 연구의 복음으로 인용되어 왔고, 성의학자들은 음경길이가 5cm 이상만 되면 여성에게 만족감을 주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최근 길이가 긴 음경을 선호하는 여성들에 대한 심리적 분석을 한 연구논문이 발표되어 흥미를 끌고 있다(Costa RM, et al. J Sex Med 2012). 이 같은 연구가 나오게 된 배경은 1)지금까지 여성의 ‘음경크기에 대한 선호’에 대한 경험적 증거가 부족하고, 2)질은 전장에 걸쳐 신경이 잘 분포되어 있다는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음경크기에 대한 선호’에 대한 경험적 증거를 제시하면, 18~53세의 아랍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67%는 음경크기는 성적 만족을 위해 중요하다고 하였고 이들 중 40%는 굵기가, 40%는 굵기와 길이가 똑같이, 20%는 길이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또 19~49세의 크로아티아 여성을 대상으로 음경의 굵기에 대한 조사에서 53%는 어느 정도 중요하며, 22%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음경길이에 대해서는 57%가 어느 정도 중요하며 18%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성생활을 활동적으로 하고 있는 네델란드 여성은 33%가 음경굵기가 중요하거나 매우 중요하다고 했으며, 18%만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했고, 음경길이는 21%가 중요하거나 매우 중요하다고 했으며, 22%만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포르트갈, 미국, 영국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질 성교에 의해 오르가슴을 갖는 여성의 34%는 평균보다 큰 음경으로 오르가슴이 더 잘 일어났으며 6%만이 큰 음경으로 오르가슴을 갖기가 더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성기의 크기는 음핵자극에 의한 오르가슴 빈도와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그렇다면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쪽이 성관계 만족을 위해 음경크기에 대해 더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 2006년 UCLA 정신과연구팀이 26,43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배우자의 음경이 크다고 생각하는 여성의 94%가 성적으로 매우 만족했으나 작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32%만이 성적으로 매우 만족하였고 68%는 배우자의 음경이 더 컸으면 좋겠다고 응답하였다. 한편 25,594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동일 연구에서 45%는 더 큰 음경을 원했으며, 0.2%만이 더 작은 음경을 원하여 여성이 더 집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문화적 환경에 따라 임의적이거나 잠재의식에서 비롯된 획일적인 남성상이 아니라 실제의 성경험에서 나온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여성의 오르가슴은 음핵자극이 방아쇠 역할을 하므로 음경크기와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질, 자궁, 음핵은 서로 다른 신경경로를 갖고 있으므로 많은 여성은 음핵자극 없이 음경-질 또는 음경-자궁경부 자극으로 오르가슴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오르가슴이 질과 자궁경부 자극에 의해 더 잘 일어나는 여성은 평균보다 더 큰 음경을 더 좋게 평가할 것이며, 질 성교로 질과 자궁경부 자극을 별로 받지 못하는 여성은 음경크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가 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