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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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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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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남녀 "좀 늦어도 잘 맞는 사람 만나야"
가족들 결혼성화 '모법답안' 1위…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 조사
"'너 빨리 결혼해야겠다. 나이 들어 보이기 시작했어' 아빠는 내가 15살 때부터 저 소리시다. 왜냐면 멋지고 사랑스러운 그리스 여자는 일생에 세 가지 일을 해야 하는데, 그리스 남자와 결혼해서 그리스 아이를 낳고 다른 사람을 먹여 살리는 거다."
그리스계 미국인 노처녀의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국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이렇게 시작된다. '노'자 들어가는 청춘들에게 한국만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빨리 결혼해야겠다. 나이들어 보이기 시작했어"라고까지는 말하지 않는다는 걸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특히 추석같은 명절은 일가친척들이 저마다 건네는 결혼 안 하냐는 인사로 결혼적령기 미혼남녀들이 피곤해지는 때다.
우리나라 결혼적령기 미혼들이 가족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결혼 성화는 "결혼해야 안정돼지"(남성)와 "결혼도 때가 있느니라"(여성)라고 한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www.bien.co.kr)가 전국 결혼적령기 미혼남녀 1125명(남 569명, 여 556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다. 남성의 경우 "결혼해야 안정돼지"(32.9%), "결혼도 때가 있느니라"(23.0%), "손주 좀 안겨다오"(13.2%), "나도 집안일 손 좀 놓자"(8.3%), "이제 독립 좀 해라"(6.7%) 순.
여성은 "결혼도 때가 있느니라"(34.0%), "결혼해야 안정돼지"(20.5%), "내 마지막 임무 좀 끝내자"(11.3%), "이제 독립 좀 해라"(9.2), "나도 결혼 좀 하자(형제)"(6.8%)의 순이었다.
비에나래측은 아들에게는 '생활 안정'과 '후손', '집안일 인계' 등을 위해, 딸에게는 '결혼 실기(失期)방지',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임무 완료' 등의 차원에서 가족들이 결혼을 독촉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청춘들은 이에 뭐라고 답할까?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모범답안'은 "좀 늦어도 잘 맞는 사람 만나야"(남성 36.0%, 여성 30.4%)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론 남성의 경우 "내가 알아서 할테니"(13.2%), "형편도 안 되는데 결혼만 해서야"(11.4%), "돈 좀 벌어놓고"(9.8%), "자리 좀 잡히면"(8.3%) 순. 여성은 "결혼 꼭 해야 하나"(19.6%), "돈 좀 벌어 놓고"(15.1%), "내가 알아서 할테니"(11.0%), "누구는 뭐 하기 싫어서"(6.5%)의 순이었다. 여성들에게서 결혼의 당위성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더 드러난다. 또한 남녀 모두 '임자'를 못 만났기 때문만이 아니라 경제적 여건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고 있음이 드러난다.
배우자 조건에 대해 본인과 의견충돌이 가장 많은 사람은 단연 어머니(2.7%)와 아버지(21.0%). 남성은 이성형제(남 12.8%, 여 0.3%) 와 여성은 친구, 직장동료(여 14.6%, 남 1.6%)와 상대적으로 이견이 커 차이를 보였다. 주목할 것은 '없다'는 답변이 3위(16.0%)를 차지한 것. 본인의 배우자 결정권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부모들은 배우자에 대해 성격과 기질, 능력과 경제력, 인성 순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며느리감에게는 인성, 성격과 기질, 상호 조화도를, 사윗감에게는 능력과 경제력, 성격과 기질, 인성을 요구했다. 결혼당사자들이 가족들과 의견충돌을 크게 보인 사항도 거의 같은 순서다. 단, 남성의 경우 독특하게도 '상대 여성의 사주, 궁합'이 4위(10.4%)를 기록했다.
비에나래 손동규 대표는 "결혼적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들에게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배우자의 인성을 강조하는 반면 딸에게는 능력을 강조한다"며 "부모의 요구가 당사자들 생각과 괴리가 있으면 자녀의 성공적 결혼생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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